초등교육 / / 2023. 2. 3. 13:28

영어 유치원, 꼭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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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유치원의 존재는 비용 면에서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기 보내면 영어를 잘하게 될 것이다.'라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 더욱이 언어 습득에 결정적인 시기가 4세부터라고 하는 만큼, 영어 교육도 유치원 때부터 시키는 것이 분명 효과적이기는 하다. 그런데 문제는 영어 유치원도 잘 선택해야지 잘못 선택하면 오히려 아이의 영어학습 습관을 망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영어 유치원의 장단점을 잘 따져 봐야 한다.

 

영어 유치원, 보내려면 잘 따져봐야 한다

 영어 유치원은 아이의 영어 발음을 좋게 하고 원어민과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하게 해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분명히 있다. 영어 유치원에서는 놀이 위주의 학습을 하는데, 영어 유치원에 오래 다닌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체계적인 학습법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인지 영어 유치원에 다닌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가면 버릇이 없다는 평판을 자주 듣기도 한다. 

 그렇다고 영어유치원에서 학습 위주로 수업을 하다 보면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영어에 대한 반발심을 가지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다른 기준이 있겠지만 나는 영어만 교육하는 유치원보다는 한국어와 영어를 함께 배우고, 아이들을 억지로 통제하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게 하며 다양한 지능들을 개발시킬 수 있는 자유로운 커리큘럼을 선호한다. 유치원을 선택할 때는 커리큘럼과 학원장의 교육철학이 굉장히 중요하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훌륭한 교육철학을 가진 원장이 다중지능 프로그램을 도입해 아이들의 적성과 여러 지능도 개발하고, 놀이를 하면서 영어 공부를 하는 몰입식 교육을 실시한다면 아주 이상적일 것이다.

 또 하나, 우리가 아이에게 영어 공부를 시키는 것은 결과적으로 더 훌륭한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영어학원, 그중에서도 유아기에 다니는 영어 유치원은 영어를 배우는 것은 물론 아이의 정서 발달과 지능 개발도 함께 이룰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유치원부터 지나치게 가르치는 곳은 피해야 한다.

 그런데도 왠지 아이가 놀기만 하다 오는 것 같아 불안하다면 이것을 꼭 기억하자. 영어 공부는 꾸준히 쉬지 않고 지속적으로, 날마다 재미있게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는 어릴 때일수록 놀아야 더 많이 흡수한다. 그리고 이처럼 생활 속의 체험을 통해 영어를 배우면 영어만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성장 단계에서 필요한 여러 소양들을 동시에 배울 수 있으므로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 

집에서는 엄마가 선생님이다

 영어 유치원을 꼭 보내야만 아이가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 그렇지 않다. 영어 유치원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영어 유치원에서 가르치는 커리큘럼은 엄마가 일상적으로 아이를 돌보는 수준이어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를테면 엄마가 한국어 읽어주듯이 아주 쉬운 영어책들을 사서 읽어주고,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비디오를 보여주며 함께 놀아주기만 해도 영어 유치원에 다니는 것 못지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내 조카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한 ABC 비디오로 영어를 익혔다. 그 비디오는 무려 30년 동안이나 유치원 아이들의 교재로 사용되어 온 검증된 알파벳 비디오로, 화면 가득 귀여운 동물들이 끊임없이 이쪽저쪽으로 움직이면서 아이의 시각과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유치하다 싶은 동물 그림으로 저게 무슨 공부가 될까 싶은데도 아이들의 눈에는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나 보다. 그 비디오는 영어 듣기가 함께 들어 있는데, 내 조카는 그것을 엄마와 함께 들으면서 재미를 붙이더니 결국 100번도 넘게 보면서 알파벳을 익혔다.

 많은 엄마들이 대체 아이의 영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난감해한다. 하지만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국어를 배울 때와 마찬가지로 그저 아이 곁에서 매일 영어책을 읽어주면 된다. 또 플래시 카드나 비디오 등 좋은 도구 몇 가지만 있어도, 아이와 놀이를 하면서 아이가 얼마든지 재미있게 영어를 배우게 할 수 있다. 

 특히 이 무렵 아이들은 스펀지처럼 흡수가 빨라서 듣는 대로 보는 대로 따라 한다. 이 나이 때는 흡수되는 정보를 거르고 선택하는 두뇌 능력이 부족해서 입력되는 대로 거의 다 흡수된다. 그러므로 유치원이나 초등 시절에 수많은 단어와 재미있는 스토리를 긴 시간을 두고 놀이를 하듯 서서히 익히게 하면, 아이들은 이 내용들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면서 소리로 받아들여 두뇌의 기억장치 어딘가에 저장한다.

 이 시기에 중요한 것은 영어 유치원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영어를 가르치느냐 하는 영어학습법이다. 특히 이 무렵 아이들은 집중하는 시간이 짧으므로 매일매일 틈틈이 영어를 하며 함께 놀아주면 영어 실력 향상에도 좋지만, 아이의 정서와 지능 개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영어는 공부야"라는 딱딱한 자세를 버릴 수 있게 게임식으로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무엇보다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대할 수 있도록 간식을 만들어준다거나 산책을 나간다거나 하는 등 아이가 좋아하는 충분한 보상을 해주는 것도 좋다. 

 따라서 영어 유치원을 다니면 어려서 영어에 노출이 되는 것이 유리하지만 영어 유치원을 안 다녔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초등학교 1년부터 6년까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지치지 않고 하루에 1~3시간씩 주 5회 영어 몰입 교육을 4년 이상 실시하면, 영어 유치원 다닌 아이들 이상으로 빨리 영어 실력을 쌓을 수 있다.

 

Key Point 이것을 꼭 기억하세요!

  1. 영어 유치원을 굳이 다니지 않아도 초등 1학년부터 제대로 몰입 교육과 적성 교육을 실시한다면 영어 교육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영어 유치원 대신 집에서 엄마가 직접 영어를 가르친다면 교재는 지나치게 상업적이지 않은 것이 좋다. 외국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검증된 것을 사용하거나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아이가 즐거워하는 것을 고르도록 하자.
  2. 영어 유치원의 커리큘럼은 어느 정도는 놀이 위주 형태를 고르는 게 좋다. 지나치게 힘든 커리큘럼은 아이가 오히려 영어를 싫어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영어 유치원을 고르려면 아이를 너무 힘들게 하지 않는 곳을 선택하도록 하자.
  3. 영어 유치원을 보내겠다면 영어 커리큘럼과 더불어 반드시 인성 교육 등의 정서적 측면을 고려해라. 영어 유치원에 오래 다닌 아이들은 놀면서 공부하는 데 익숙해져 초등학교에 들어가 체계적인 학습법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거나 버릇없다는 평판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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